나는 그런 사람을 안다.

Races of People from Webster’s New Illustrated Dictionary via Sue Clark

예전엔 짓마다 멋져 보이고 밖에 나갈 때 옆에 붙이고 싶었던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고 나니 창피해 견딜 수 없는……. 어렸을 때 자랑스럽게 차던 엄청난 가죽팔찌 같은 사람이 있다. 은폐불가한 과거…….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보이는 그런 사람으로부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우쭐한 느낌도 있고) 신경을 끄기로 마음먹으면서, 그렇다면 틀림없이 예전엔 짓마다 한심해 보이고 되도록이면 멀리 떨쳐 놓고 싶었던 사람들 가운데 이천십일년의 쇤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 그런 인재가 있었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좋은 걸 모르고 남 줘 버린 기분도 좀 든다.

열심히 사는 사람도 될 대로 되라는 사람도 공평히 땀 나는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금년은 내가 이곳에 글과 이것저것을 올리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본 영화보다 읽은 책의 수가 힘껏 앞지르고 있는 당혹스러운 해다. 다음 휴가때엔 적어도 2010년 영화 본 거는 정리해 올려놓고 돌아올 생각이다.

그제는 예전에 사 온 <인간실격(人間失格)>을 단숨에 읽었다. 허무하고 가볍고 달달한 일본 현대문학 특히 여류작품들을 즐겨 읽었던 중학교 때도 있었지만 글을 쓰기로 한 뒤로 나는 마가린을 경계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일본 작품을 읽지 않으려 했다. 설명하기 힘든 거리낌이었지만 결국 접해 보지도 않고 거부하는 데 한계가 있어 뭔가 읽긴 해야겠다 하고 있다가, 한국도 미국도 아닌 프랑스에서 내 글을 읽은 이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너, 하루키를 좋아하겠구나?」라고 입을 모으는 것에 경악하여 남들이 보지 않는 데서 숨어 읽은 것이 <노르웨이의 숲(ノルウェイの森))>이었다. 그는 내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인간실격>을 읽고, 일본 현대텍스트가 내게 주는 그 매력과 거부감 양면 모두의 수수께끼가 탁 하고 풀려 버린 느낌을 받았다. 좋은 예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 아주 잘 읽었다.

  1. 월요일

    어라 저도 거의 비슷할 것 같은 그런 일본문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수수께끼가 어떻게 풀렸는데요? 어라, 뭐지? 궁금해요!

  2. 김괜저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

  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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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괜저

    흔한 실수ㅎㅎ

    반갑고요 감격스러운 과분한 칭송 몸둘바를 모르겠슴

    기회 되면 언제 한번 보지!

  5. MaryJane

    과분하다뇨! ㅎㅎ 있는 그대로를 말했을뿐입니다 ^^

    기회되면 언제 한번 보지!하는 문장을 보고 정말 기뻤어요 ㅋㅋㅋ

    언제 한번 꼭꼭 뵜으면 좋겠습니다 🙂

    선배님이 시간되실때를 말씀해주세요^^~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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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김괜저

    꺅 땡큐

  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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