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드 맨을 봐 왔다.


James Minchin III for RollingStone

오늘 구독하는 블로그들을 내려보다가 유독 꼭지가 많길래, 여기에 쓴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애청고백한다. 몇 년 넘게 봐 왔던 척을 하고 싶지만 올 초에야 뒤늦게 첫 화를 보았다. 당시 영화공부하는 친구들을 필두로 모든 주변인들이 내게 하나같이 Keith야 너 있잖아 사람이 Mad Men을 안 보면 못쓴다 라고 해 왔다. 특히 약간 지지부진했던 제 3시즌 마지막회 결말을 두고 주위에선 인생 사는 기분이 난다는 둥 텔레비전 쇼에 가능한 최고의 찬사를 쏟아부었었다.


— Skeeter Davis : End of the World

당시 나는 The Office 외의 쇼에는 그닥 집중하고 싶지가 않아 못 이기는 척 보았는데, 당장에 매료됐다고 하긴 어렵지만 금세 복습을 끝내고 시즌 4 시작한 올 여름엔 이미 컴퓨터에 시즌별로 폴더 아이콘을 만들어놓은 지경에 이르렀다. 쪽팔리지는 않는다.

Christina Hendricks는 뭐 보고 있으면 넋이 나갈 정도인데 금시즌에서 화려하게 중심으로 돌아와서 더욱 보기 좋다. John Hamm은 가끔 지나치게 자기답고 되풀이되는 역임에도 지루함을 허락하지 않는 집중력이 대단하고 일반적인 존재감부터 게스투스 전반이 참 어찌보면 뻔뻔하고 어찌보면 순진한 듯 보인다. 잠깐 나오는 단역들에게서도 단점을 찾는 게 어렵고, 무엇보다 각본이 워낙 초롱초롱해서 연기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정말 절로 솟지 않을까 싶다. 선곡 특히 종결음악은 기가 막힌다. 부러운 사람들이다.


방송일 전후해서는 RSS와 플리커에 매드 맨 얘기가 몇 개고 꼭 뜬다. Arrested Development와 더불어 가장 친한 친구들 가운데선 가장 자주 언급되는 텍스트가 되었다. 방송・패션 블로그에서야 당연하지만 디자인을 다루는 블로그에서도 단골로 등장한다. 특히 새 시즌에서 전반적인 격변을 맞아 꼼꼼히 보는 재미가 배가된 볼거리 얘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얼마 전 배경에 아무렇지도 않게 걸려 있던 60년대 Helvetica 홍보포스터 같은 것이다. 왼쪽 위의 사진들은 RollingStone에서 촬영장을 찍은 것이다. 너무 품위돋아서 맥북을 보고도 방송장면으로 오해하실까봐…….

  1. 슈파도잉클

    뒤늦게 매드멘에 빠져서 구글에서 쳤더니 니 블로그가 1페이지에 뜨네 ㅎㅎ 건강하게 군생활 잘하고 있길!

  2. C통합

    레이첼 멘켄… 내가 한때 열광했던 폭풍마초 드라마 sons of anarchy출신이었다! 아 답답함이 뻥뚫려서 어딘가에 털어놓고시펐엉 즐거운 휴가 보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