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쓰는 여름학기가 잘 시작됐다.


Nathan Englander by Riccardo Vecchio
for the New Yorker

잘 시작됐다. 할 일은 많지만 하고 싶어 안달이 나는 일들이다. Nathan Englander는 한 열여섯 살 쯤 먹은 주의력 결핍 소년처럼 쉴새없이 말을 잇는데 한 마디 한 마디에 「와 그대는 그냥 유명한 게 아니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좀 열라 짱인 작가였다. 지금껏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교수를 만나본 적도 없었지만, 이번처럼 욕 나오게 바로 좋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아싸!

좀더 큰 수업을 가르치는 Jonathan Lethem (일년 전 워크샵에서 그의 작품을 수없이 읽으면서 리떰인지 레떰인지 교수도 우리도 계속 왔다갔다했는데 본인 입으로 들으니 리떰이었다. 그 교수에게 메일로 그렇게 알려주었지만 왠지 그도 이미 스스로 깨우쳤을 것 같다) 같은 경우 Nathan 이상으로 잘 알려진 작가임에 어울리게 보다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스타일이었는데, 두 수업을 격일로 듣는 지금 상황이 한쪽만 듣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한 동료들의 경우 글 쓰려고 그 돈 다 내고 파리까지 날아온 애들이라 천재건 병신이건 다들 의욕에 꽉 차 있는 것이 참 고무적인 학생떼이다.


요새 들어 부쩍 아들 보고 싶어하는 엄마는 난 없지만 집에선 미역국 끓여 먹었다며 당신이 낳았으니 당신이 먹어야지 라는 참으로 옳은 주장을 펴셨다. 필요 이상으로 착하고 싶어지는 밤이다.

WHO : 처음 그 날처럼
  1. kwangma

    “바로 욕 나오게” 좋은 스승을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많이 행복해하시길.

  2. 김괜저

    행복합니다..

  3. chloed

    생일 경축드리옵니다!

  4. 김괜저

    행복하다..

  5. 김괜저

    기쁘시다니 기쁘네요

  6. 김괜저

    ㅜㅜ

  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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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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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김괜저

    ㅋㅋ 그스

  10. Rose

    생일이었구나! 축하해 나름 즐겁게 보냈길 바라며

    비가 너무 주륵주륵 내려서 울릉도 간지가 거듭 일년이 다 되갔다고

    떠오르는 하루구나 ㅋㅋㅋ

  11. 김괜저

    진짜 비오면 울릉도 생각ㅋㅋ 우리는 울릉도 말 할 줄 알아요.

  12. 안녕

    많이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

  1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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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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