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리 위가 선선했다.

     
     

Photo by Jae

벼룩시장에 갔던 그제는 비로소 봄답게 밤늦게까지 포근한 날이었다. 동시에 Jess의 생일이기도 했는데 독일에서 생일을 맞으려던 계획이 화산재로 물거품된 모양이라서 동일한 처지의 친구들이 Pont des arts에 모여 밤을 보냈다. 다리 위아래로 아주 선선했고 해당 무리답지 않은 차분하고 품격있는 밤이었다. 물을 보면서 위스키와 퐁듀(스위스 출신 Albi가 치즈와 관련장비를 가져와 다리 위에서 밤새 저었다)를 먹었다. 밤이 깊자 각종 이유로 (경찰, 노숙자) 자리를 옮겨 Pont Neuf 아래 버드나무 늘어진 섬끝 정원으로 담 넘어 들어가 앉아 얼마 더 있었다. 사진기 없는 밤이었기에 대신 Jae의 사진을 첨부한다. 그나저나 요새 늘 스위스칼을 지니고 다니니 밤낮으로 소풍할 때 참 요긴하다.
이 블로그는 아니라도 내 Flickr 페이지는 짬짬히 들어가보는 엄마는 사진을 훑어보다 전화했다면서 최근 사진들이 점점 난해(퇴폐)해져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하였다. 뽀뽀뽀처럼 아이같은 나로서 엄마 나보다 더 뽀송뽀송한 현대인은 없어요 하고 씁쓸히 웃었지만 끊고 나니 마음이 고마웠다. Marcine에게 이 얘기를 꺼냈다. 「평생 엄마처럼 내 걱정을 해 주는 사람이 또 있겠냐고 그치?」 「아무렴 절대 아무도 없을거야」

  1. 김괜저

    그러니까요 그건데…

  2. 고기딖따

    사진이 갈 수록 난해해진대ㅋㅋㅋ 괜찮아요 어머님 괜저는 알티스트라 그런거 아니겠슴메

  3. 김괜저

    지난번 사진은 좀 난해하긴 했어..

  4.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5. 김괜저

    꼭 그렇게 나누진 않고 필요에 따라 50mm와 11-16mm를 나눠 써요.

  6.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