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쾌하게 떡실신했다.

그제 Dario FoMistero Buffo(우스움의 신비)를 La Comédie Française에서 관람했는데 지금껏 한 번도 무대 앞에서 겪어본 적 없는 단단하고 격한 흥분이 찾아왔다. 며칠째 극본을 사려고 책방들을 뒤지고 있는데, 얼마만큼의 충격이 작품 때문이고 얼마만큼이 이 연출 때문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경험이었다. 무대 옆쪽 위 자리는 의자가 반쪽짜리라 박수치러 일어날 때 빈혈같은 짜릿한 찬사의 기분은 못 냈지만 노벨작가인 그가 나와서 손을 흔드는데 참 위대해 보였다.


— Leonard Cohen : Why Don’t You Try (1974)

지난밤은 꽤 먼 Pop In에서 반 우연하게 친구들이 한 스무 명 모이는 바람에 너무 씐이 나서 지하철 끊긴 한참 뒤까지 바에 현금을 몽땅 갖다주고 집에 갈 길이 묘연한 일학년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사실 제일 끝까지 남았던 애들이 전부 일학년이라… 어쨌든 바텐더 문 닫는 것 거들고 다같이 자전거 타고 Le Marais로 달렸는데 떡실신한 청춘의 밤이 무척 상쾌하였다. Paulina네 집주인인 조류 애호가 유기농 아줌마가 마침 집을 비웠으므로 거실에 새장 가운데 누웠다. 아침 일찍 문자 남기고 슬쩍 나오면서 보니, 징이 앞에 크게 박힌 아디다스 허리띠를 그냥 하고 엎드려 잔 것 때문에 배꼽 아래에 멍처럼 들었다.

  1. yjhahm

    다리오 포 오오오오오

  2. Rose

    일학년스럽다_. 이거 맘에 들어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