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빨래하느라 고생이 많다.

우리 건물 옆에 Lau’s Wash and Dry Laundromat이라는 중국인 운영 빨래방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싼 것도 아닐 뿐더러 세탁기 상태도 별로인 것 같고, 돌아가는 빨래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지켜야 되는 곳이다. 무엇보다 밤 열 시에 닫는데 빨래하는 데 두 시간 정도 걸리므로 초저녁인 여덟시에 시작해야 하는 게 된다. 고로 쓸 일이 없었다.
대신 엑럽이 사는 기숙사 Palladium까지 올라와서 빨래를 했다. 빨래 넣어 놓고 옆방에서 놀던지 일하던지 하면 되니까 편하고 새벽에도 되니 좋다. 나는 이제 나가서 사는 처지이기 때문에 학교 기숙사 빨래방에 원래 들어올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무슨 이유인지 카드를 긁으면 파란 불이 켜졌다. 매번 들어왔다. 와서 점심도 먹고, 지나가다 화장실도 쓰고, 친구도 만났다. 빨래를 하러 오늘 9시에 와서 긁으니 역시 열렸다. 이불과 새로 산 수건 (이번에 연 JC Penny에서 한 장에 $5.99 주고 샀는데 내가 지금껏 본 $60짜리 $80짜리 수건보다 질과 감촉이 좋다 그 자리에서 다섯 장 샀다) 빨래라 낑낑대면서 세탁기에 넣고 세탁 눌렀다. 그리고 나와서 커피를 마셨다.
한 시간 뒤 커피를 다 마시고 건조기에 옮겨 담기 위해서 다시 들어가려는데 빨간 불 켜졌다. 대여섯 번 해 봤는데도 빨갰다. 쪽팔렸다. 문지기놈은 당연히 안 된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사실 당연히 안 되지 나도 알아. 근데 왜 한 시간 전까지는 되냐고. 내 빨래가 위에 있다니깐. 그래서 엑럽을 불렀는데 휴대폰을 두고 갔는지 연락이 안 되었다. 그래서 결국 삼십 분 쪽팔린 끝에 Antony가 내려와 카드 긁어 들여보내줬다. Anthony는 이번 학기 처음 만났다. 창피하다. 어쨌든 들어왔고 엑럽과도 거의 동시에 연락이 되어서 3층에서 건조기 돌아가는 동안 공부하고(난 이거 쓰고) 있다. 근데 그 수건 흡수력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탈수가 반 밖에 안 되었다. 손빨래 하듯 짠 뒤에야 건조기에 넣을 수 있는 상태가 됐다. 버스비까지 내고 멀리까지 와서 빨래도 마음대로 못하고, 고생이 많다.

  1. 고기딖따

    럭셔리한 뉴욕생활의 애환따위 읽지 않을꺼야

  2. 김괜저

    읽어

  3. serene

    고생많은 후배님 힘들었으니 밥사줄께 크크 lets catch up!

  4. 김괜저

    네!!

  5. 천적

    하나는 Antony고 하나는 Anthony넹 ㅎ 나도 이제 미국이당! 있다가 전화하께

  6. 김괜저

    아 얜 Antony인데 룸메가 Anthony라 잘못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