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굶어봤다.

과천성당에서 양재까지나 사당까지나 버스로 가는 거리는 비슷하다. 나의 강남권행은 그래서 보통 여기에서 갈린다. 자전거로 가면 양재천이 그만이므로 사당 쪽으로 가 본 적은 없었다가 처음 가 봤는데 힘들었다. 이름만 고개지 지하철역일 뿐이었던 남태령이 자전거로 올라 보니 정말 제대로 된 언덕이었던 것이다. 요새는 가방에 티셔츠를 하나 더 넣어 갖고 간다. 사당에 자전거 매어 놓고 갈아입었다. 그리고 창현을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서울대앞 쪽에서 온대서 사당으로 정했다. 오리고기 훈제 구이 정식을 먹었는데 아주 맛이 좋았다. 미역국과 열무김치랑 같이 잘 어울렸다. 창현이랑 하기 좋은 말들을 하면서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


월요일은 종일 굶어보았다. 고백하건대 살 빼기 시작했다. 김엄마님이랑 평행으로. 굶어서 빼려는 건 아니지만 하루쯤 단식하면 탐이 좀 줄 것 같아서 했는데 효과가 좋다. 둘이 같이 이모를 만나러 신촌으로 갔다. 사실 유난 떨면서 안 먹는 건 질색이라 안 나갈려고 했지만 이모 못 본 지 너무 오래 돼서 하필. 일식집에 가서도 락교만 먹었고 결과적으로 그것과 홍차와 양상추 약간이 먹은 전부였는데 생각보다 할 만 하더라. 쉬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쉬지 않으면 절대 못 하는 것 중 하나가 체중 조절인 것 같아서 이 기회에 오륙 킬로그램 빼려고 그런다. 아참 술도 당분간 안 한다. 굳이 지켜볼 필요는 없다.


아부지는 필리핀에 갔다가 오늘 아침에 오셨다. 지쳤지만 셋이 같이 분당에 가서 식탁 좀 보고 오려고 한다.

  1. 마말

    밥을 굶는데 식탁을 보러 간다니 왠지 아이러니하군하

  2. 김괜저

    난 축구 싫어하는데 축구화도 있어.

  3. 휴면딖따

    독한 놈!

  4. 김괜저

    ㄱㅅ!

  5. sohm

    첫날 굶는거 효과좀 있는듯

  6. 김괜저

    그러게요. 매주 할 생각입니다.

  7. 천적

    나 축구화 없는데

  8. 김괜저

    너무 멋있게 생겨서 그냥 신고 다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