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본디 사사건건 들춰내지 않는 성질이어서 뭣 때문에 골치가 아픈지 알 길이 없었던 사람의 골치거리를 이따금 알 수 있게가 되자 어쩔 줄 모르게 되었다.」
창작문예 수업은 단편소설을 마치고 시로 접어들었다. 갑자기 시를 쓰고 시에 대해서 쓰려니까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대체 시를 어떻게 비평하지 하는 걱정은 막상 해 보니까 좀 수그러들었다. 시는 그냥 비평하면 되는 것이었다. 사실 이 수업을 듣는 대부분이 시보다는 단편소설 쪽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라서 써 온 시들을 읽으면 단편보다 훨씬 풋풋하긴 하다.
특별한 추계방학을 맞아 전교생이 다이아스포라 상태인 프린스턴대에서 오스깔은 뉴욕을 택해 하루 묵고 잠깐 돌아갔다. 지난 번 재빈이도 반응이 좋았던 republic에서 국수와 덮밥을 먹고 김태희도 다녀간™ max brenner에 오랜만에 앉아서 단 것을 먹었다. 밤엔 칵테일 새우를 사 갖고 와서 맥주와 함께 먹었다. 공기침대는 내가 직접 누워 봐도 정말 편하다. 일반 매트리스보다 훨씬 푹신하고 좋아서 바람을 안 빼고 그냥 뒀다. 자리가 없지만서도…
바깥 공기가 달라졌다. 눈비도 내렸고.. 오스깔과 환율 욕을 많이 했는데 조금이나마 내렸으니 한 숨 돌렸다. 여기 미국은 선거를 일 주일 앞두고 사람들의 대화 주제가 점점 그에 수렴하고 있다. 삼십 분 뒤에 추수감사절 집을 맡으러 갈 건데 제발 거기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1. 딖따

    “제발 거기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슬픈데 웃긴다 ㅠㅠㅠㅠㅠ

  2. 마말

    그래서 거기 집이 있었나요?

  3. 수푸

    어떤가요?

  4. 천적

    어떻게 되었나요?

  5. 김괜저

    여러분 거기엔 큰 집이 있었어요…

  6. 천적

    아아아아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