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허탕쳤다.


성대하게 허탕을 친 날. 목요일 오후 3시 15분에 프랑스어 수업이 끝나면 주말이 시작한다. 걸어서 첼시 마켓까지 갔는데 목 있는 잔(와인잔) 받침대, AC 2핀 전원선, 덴마크산 페타 치즈, 코일식 헤드폰 연장선 이렇게 네 가지를 찾고 있었다. 첼시 마켓 안에 있는 bowery kitchen supplies에서 받침대를, 마켓 내의 치즈 전문점에서 페타 치즈를, 중간동네로 올라가 B&H(사진기, 전자제품 전문점)에서전원선과 연장선을 사서 돌아오려는 계획이었다.
가는 길에 갑자기 먹고 싶었던 레드망고 얼린 요거트도 먹었고 첼시 애플스토어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려고 했었던 맥북 새 배터리를산 것까지는 좋았는데, 처음 가 본 첼시 마켓은 내가 생각한 것 만큼 크지도 훌륭하지도 않았다. 유명한 베이커리, 수산물, 유제품 등이 모여 있고 폐 공장을 개조한 건물은 아주 매력적이지만 나는 살 게 있어서 간 것이었으니만큼 매력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또 워낙 유명한 먹거리를 찾아 많이 돌아다녔더니 amy도 ronnybrook도 익히 아는 곳들이고 해서.. 또 와인잔 받침대도 없고, 치즈도 없고! 위에 B&H까지 스무 블락을 더 올라갔는데 전원선도 연장선도 없고. 악 악 악
어제밤에 아마존으로 다 찾아놓은 건데 네 개가 다 판매자가 달라서, 배송료가 물건 값만큼 나오는 게 탐탁지 않아서 발로 뛴 건데 이렇게 허당이라니… 그냥 아마존을 사랑할게
오늘은 구일일. 창문 밖으로 tribute in light이 보인다.

  1. chunjuck

    사진 좋다

  2. 김괜저

    먹고 싶게..

  3. 김돌돌

    레드망고의 고장 뉴욕 좀 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