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옥주현 얘기한다.

「효리가 짱」
정말이었나? 항상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항상 퉁퉁한 옥주현이 나았다. 그냥, 「누가 제일 좋냐」는 질문에는 제일 예뻐 보이는 사람을 대야 할 것 같았고 그래서 내 눈엔 그때나 지금이나 넷 중 가장 잘 생긴 이효리가 그렇다고 했지만 4센티짜리 학종이나책받침에 나온 그네들 얼굴보다야 길에서고 워크맨에서고 항상 들리는 목소리가 마음 속에서는 이미 제일 중요한 기준이었다. 「너를 위해 힘겹게 널」이 나와야 비로소 노래가 되었다. 그건 분명했다.
가수 옥주현이 환골탈태했다고는 하지만 핑클 앨범이 나오면서 차츰차츰 변화가 보였다. 하루아침에 신문에 미녀 주현으로 올라온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난 많이 변한 지금의 모습이 그다지 내 타입의 미녀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옥주현이 노래하지 않았으면 나는 하등의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옥주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대중음악 또 뮤지컬이라는 얄팍한 분야에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옥주현의 노래실력이 천재적으로 출중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또 인터뷰나 라디오 진행이나 여러 하는 얘기를 들어 보면 생각이 놀랄 만큼 다면적이라던가 말 매무새가 특히 매력적이라던가 그렇지도 않다. 그러나 어쨌든 옥주현은 아이다였다가 록시였다가 이제는 그리자벨라가 되었다.
브로드웨이에 마음이 가 있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지금 한국 뮤지컬계에서 제일 그럴싸한 쎌레브리티가 옥주현이라는 것은 느낄 수 있다. 한국에 시시각각 수입, 재수입, 각색, 초청되는 수많은 브로드웨이 원작들 중에 <아이다> <시카고> <캣츠>는 명성이나 규모에서분명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것들이고 그 주인공을 그것도 1~2년 간격으로 가수 출신 배우가 도맡아 하고 있다는 것은 이 사람이 지금 얼마나 현상적으로 중요해졌는지 증명한다. 물론 동시에 한국 뮤지컬계가 얼마나 얄팍한지, 얼마나 신생아처럼 뒤뚱거리고 맛있는 것에 환장하는지도 보여준다. 어쨌거나 옥주현은 <아이다>에 더 적임자가 없을 것처럼 딱 맞는 옷처럼 어울렸고, 록시는 짧은 footage로만 접했지만 쉽게 차선이 생각나지는 않을 정도의, 처절하게 아쉬울 정도는 아닌 무난한 캐스팅으로 느껴졌다.이건 물론 옥주현이 <아이다>이면서 동시에 <록시>이면서 <그리자벨라>를 연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전후무후하게 변화무쌍해서는아니다. 단지 쓸만한 2인자들, 관객동원력까지 이어지지는 못하는 98%의 명배우들이 주연도 조연도 앙상블도 돌아가듯 한다는 인상이던 기존의 우리나라 뮤지컬계에 조승우나 오만석 반대편에 우뚝 설 만한 여성자재가 그리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배해선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지만 규모있는 뮤지컬 작품들이 대개 어둡고 흑인음악이나 성숙한 느낌의 성악이 가미된 경우가 많은 때문에 아직은 주연급 조연이 더 어울려 보이고, 유명한 최정원이나 주목받았던 김소현같은 배우들도 스타성이 부족하다는 아리송한 말로밖에 표현이 안 되는 2%가 모자라게 느껴진다. (솔직히 배해선씨가 노래나 연기나 흠없이 진짜 짱이지..)
물론 난 뮤지컬을 굉장히 어떤 면에서는 낮추어 보고 있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의 어휘에 따르면 순수예술이 아닌 <더러운 예술>로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어떤 분야든 B적 감수성의 마이너와 아방가르드가 존재하되 시장을 키우고 관객을 불러모을 인기스타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뮤지컬이라는 분야 자체가 태생적으로 대중문화에 훨씬 근접한 장르인데 언제까지 연극적 문학적 고고함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 잘하고 연기는 발전중이며 키 크고 이목구비 뚜렷하고 목소리 크고 식별가능한 신인 옥주현이 각광받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EggLover

    헐 이효리가 제일 잘생겻냐;; 성유리는….

  2. 김괜저

    난 효리가..

  3. 한결

    소희♡

  4. 김괜저

    ㅋㅋ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