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저지 버건필드 지리에 통달했다.

나는 뉴저지 버건필드 지리에 통달했다.

정확한 제목은 지금쯤 통달하지 못했으면 변싱이다 이다. 어제 방에서 여덟시 반에 뉴저지 이모댁에 가려고 집을 나왔다. 버스 출발까지 30분 남았길래 제 시간에 못 갈 게 걱정되어 특히 씽씽 달릴 것 같은 놈으로 택시를 잡았다. 씽씽 달리는 놈은 맞았는데 토요일에 우리 동네에서 택시를 탄 내 생각이 짧은 거였다. 아홉시 2분 전에 port authority에 도착, 소리의 속도로 표를 사 가지고 정각에 정류장까지 도착했지만 버스는 없었다. 스패니시 아저씨가 뒤따라 올라와 버스 갔냐고 물었다. 그런 것 같아요.
터미널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어떤 흑인 여자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거지 아저씨를 본다. 여자는 전화를 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계속 말을 시켜서 아주 짜증을 내고 있었다. 한 삼사분 쯤 그렇게 걸어다니면서 아저씨를 떼어놓으려고 애를 쓰더니 결국 전화를 끊었다. 핸드백으로 아저씨가 맞는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실감나는 욕설이 대여섯 분동안 계속되었다. 참으로 파워풀한 순간이었다.
같이 뉴저지 버스를 놓친 기억이 있는 오스깔이 생각나 통화하고, 밖에 나와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비로소 한 시간 뒤의 버스에 올랐다. rufus wainwright을 삼십 분 정도 들으면서 아무도 없는 버스가 신이 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눕듯 뒷문 난간에 발을 올리고 신이 나게 왔다. 내가 내릴 때임을 알리는 피아노 학원 사인이 왼쪽에 보이길래 황급히 노트북(아이팟이 없어서.. 사주세요)과 잡지를 가방에 넣고 STOP을 눌렀다. 근데 내린 곳이 조금 이상했다. 다리 위였다. 저번 주에 내린 데도 여기었나? 나는 한 시간을 헤맸다.
1 평소에 운전을 많이 하게 되고 2 데리고 다닐 여자친구가 있을 경우에(여자친구가 날 데리고 다니지 않으면),
나는 굉장히 구체적인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난 길을 못 찾으면 그냥 무작정 헤맨다. 이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객기 때문인지 그냥 낙천적인건지 그까짓 한두시간 헤매는것쯤이야 하는 헬렐레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날 뜯어말리지 않으면 제 시간에 어디 처음 가 보는 데 제대로 가기 어려울 수 있다. 길을 잘 못 찾는 것은 아닌데, 오히려 잘 찾는다는 믿음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선 헤매는 것 같다.